요 몇 년동안 이상문학상의 우수상 단골인 전성태작가.
서을에 있는 후배가 보내준 단편집을 지금 읽고 있습니다.
몇 편을 읽은 뿐인데 왠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저는 “다음에 전성태가 이상문학상을 딸거야”라고 말해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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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소설에는 왠지 몽골을 무대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원래 공산국가였던 몽골와 한국의 관계는 역시 일본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느낌을 듭니다.
이 작가와 몽골과 어떤 인연인지 궁금하네요.
단편집은 막 읽기 시작한데, 인상적인 단편을 하나 소개합니다.
책 주제가 된 [늑대]입니다.
이야기는 현대 몽골을 무대합니다.
주인공 남자는 몽골이 민주화된 가운데 가축을 팔아서 재산을 얻어 고정 게르를 가지고 정주해서 캠프촌을 경영합니다.
자본주의를 회의하고 유목민의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유목자체는 포기하고 언젠가 초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원하면서도 그때는 자기가 묻힐 날이라고 각오도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자유경제 사회에서 재치있게 재산을 거두었지만 허무감 떼문에 술에 빠지는 나날을 보냅니다.
무지개의 나라( 몽골어로 한국을 무지개 나라라고 부른대.근사하지?!)에서 온 사냥꾼이 늑대를 사냥하려고 한 것으로 그 이야기는 불길하게 시작됩니다.
몽골사람들은 늑대를 무서워하고 절대 사냥감이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하물며 살생이 엄금된 라마 사원의 영역입니다.
이야기는 상상대로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합니다.
공산주의에서 자유경제로, 초원에서 도시로.
급격한 변화속에서 몽골사람들도 많은 갈등을 품어있었을 겁니다.
우리 일본사람도 한국사람도 공감할 구석이 꼭 있을 겁니다.
이야기중에 주인공의 딸이 짝사랑하는 상대가 밝히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알게 될 아주 의외한 속임수와 우리 독자도 같이 숨을 죽여 읽게 하는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일인칭=이야기의 시점이 장마다 바뀌니까 우리 같은 외국인 독자에게는 조금 어려운 점도 있는데,이 복잡한 시점의 전환이 마지막 장면에서 너무 효과적으로 들려요.
결말까지 말할 수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이런 이야기를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너무 좋겠어요.